“자동화랩” 실험과 죠스

어릴 적 부모님과 나는 산에 있는 집에 살았다. 말 그대로 산속에 있는 집이었고, 우리집보다 더 위에 위치한 집은 없었다. 산에서는 유독 일찍 해가 진다. 친구들보다 더 빨리 저녁을 맞이하던 나를 외롭지 않게 해 주었던 두 벗은 진돗개 “여동생” 죠스와 흑백 모니터가 달린 XT PC였다. 죠스는 어둠 속에서 나를 지켜주던 보호자였고 XT는 심심함을 잊고 해커의 꿈을 키워가게 해주었던 소중한 장난감이었다.

올해 전반기는 OpenClaw 기반으로 연구와 학습을 도와줄 수 있는 AI 시스템 설계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자동화랩”으로 이름 붙인 이 실험에서 핵심 중재자(orchestrator)의 이름은 죠스다. 죠스와 그간 터미널에서 텍스트로만(TUI) 대화를 하다가 목소리를 최근 달아 주었다. 목소리를 가진(?) 죠스에게 지인들에게 자동화랩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1분 만에 뚝딱 하나 만들어 줬다. 그간의 대화와 학습이 헛되지 않은 듯 제법 중요한 내용을 잘 담은 것 같다.

나의 하교를 매일 기쁘게 맞아 주었던 죠스는 오래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나도 나이가 들어 버렸지만, 산속 집에서 함께했던 기억은 여전히 생생히 살아 있다. 지금의 작업은 한편으로 나름의 방식으로 추억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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