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놀기 2, 정부가 할 일과 교육이 할 일

– 동 명칭의 유래를 찾아서-

AI agent를 활용한 두 번째 개인 프로젝트를 해보았다. 질문을 주면 그와 관련된 정보를 웹에서 포괄적으로 검색하고 정해진 형식으로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 기본 설계다. 이번에는 한국 동 명칭 전수에 대한 유래 추적과 그 성격을 분석하는 주제를 잡아보았다. 다음 네 개의 에이전트가 열일을 해주었다.

  • 1번 에이전트: 입력된 법정동 목록을 바탕으로 동 명칭의 유래를 웹에서 검색/결합
  • 2번 에이전트: 1번이 정리한 결과 모니터링, 문제가 있으면 다시 실시
  • 3번 에이전트: 1과 2에 따른 결과가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모니터링, 안 되고 있으면 나에게 경고
  • 4번 에이전트: 1번이 수집한 유래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네 가지 측면으로 의미를 평가하기
  • 5번 에이전트: 4번의 결과를 요약/표준화해서 분석 가능하게 도출

        동 명칭의 유래를 바탕으로 네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측정해 보았다. 1) 역사성(사람과 사건), 2) 종교성과 철학, 3) 자원과 생산물, 4) 지리적 특성이 그것이다. 네 측면에서 동 명칭 유래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평가했다. 0점(관계 없음)애서 5점(핵심적 관련성)까지 평가했다.

        우선 내가 조금 아는(도메인 지식의 필요성!) 부산과 서울에 속한 동을 기준으로 수집된 결과를 요약해 보았다. 흥미롭게도 세 지표 이상에서 5점인 동은 없고, 두 지표에서 5점인 케이스가 소수 있었다. 두 지표씩 여섯 조합이 다 나오지 않고, 네 개의 조합이 나왔다. 조합별로 세 개 동을 뽑았다. 조합의 명칭은 내가 부여했다. 신의 땅, 사람의 땅, 정신의 땅, 풍요의 땅이 그것이다. 별도로 지역 특성에 기반해서 AI에게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다. 작업 설계와 땅의 성격에 대한 해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공지능의 작업이다.

        지역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결과라서 재미가 있다. 땅 이름에 담긴 신-사람, 정신-물질(풍요)의 의미 차원 또한 음미하게 된다. 전국 단위 데이터를 통해서 어떤 추가적인 발견이 도출될지 흥미진진하다. 작업 설계를 좀 더 범용적으로 해서 다른 성격의 주제도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개선해 볼 생각이다. 이 작업을 하면서 두 가지를 느꼈다.

        – 느낀 점 –

        첫 번째는 복수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작업에서 예상외로 불안정성과 예외 상황 발생이 많다는 것이다. 아래 모니터 캡쳐 처럼 시스템 상황과 작업 오류를 계속 확인해야 할 때가 자주 있었다. 이런 작은 프로젝트는 사람이 끼어들어서 때때로 살펴볼 여지가 있지만, 큰 프로젝트는 프로세스를 이런 식으로 통제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나의 기술과 가용한 시스템 자원의 한계 때문도 있다. 그러나 크고 안정성을 요하는 작업에서 이런 문제에 대응하려면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비용이 필요한 인프라가 있어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실제로 인공지능을 연결해서 본격적인 활용 단계에 접어든 대형 프로젝트가 기업이나 정부에서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을 보여준다. MCP 등과 같은 기술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많은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여하튼 이런 인프라 구축은 개인이나 작은 조직이라면 아예 엄두를 내가 어려운 수준이다. 이런 한계를 넘는 것이 지금 정부가 추진해야 할 핵심적인 일이다. 누구나 인공지능을 가지고 즐겁게 놀고 공부하고, 생산할 수 있도록 공공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인공지능 활용의 벽이 없도록 정부가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두 번째는 데이터 과학, 인공지능 원리를 일정 수준 이해하면서도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지닌 사람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이런 작은 작업에서도 작업 설계와 오류 수정, 개선 과정에서 기술적 차원이 아닌 영역(주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번 경우는 인문지리학적, 역사적 이해가 요청되는 점이 있다)에 대한 지식이 다양하게 요구된다. 최종 단계에서는 작업의 의미를 드러내고 소통하기 위한 해석 과정이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

        결국, 인공지능 시대에는 기계와 인간을 묶는 언어에 대한 이해와 소통하는 능력, 조각난 정보를 연결하는 상상력과 해석의 힘, 자신의 작업이 삶과 사회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답할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사람을 키우는 것이 인공지능 시대에 교육이 해야 할 일이다. 최근의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검토를 할수록 앞으로 어떻게 사람을 키울 것인가에 대한 이해도가 쌓이는 경험을 한다. 이건 학교에 있는 내 몫이기도 하다. 교육 현장에서의 본격적인 실천을 계획해 본다.

        내가 보고 느꼈던 즐거움을 내 다음 세대는 더 마음껏 누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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