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옹이는 나에게 간식을 달라는 잔소리는 줄곧 해대지만, 막상 내가 오라고 요청할 때는 무시한다. 더구나 아내에게는 꾹꾹이를 해주면서 나에게는 결코 제대로 해준적이 없다. 나는 왜 고양이와 사는가 라는 생각에 잠겼다. 더 나아가 왜 사람들은 이런 건방진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블로그와 기사문을 찾아보다가, 고양이는 사진발이 좋다(“they are very photogenic.”)는 평들이 종종 있음을 발견했다. 반려동물 사진 가운데 압도적인 비율을 고양이가 차지한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사진을 중요시하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의 이용과 고양이는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먼저 구글 트렌드 정보를 가공해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 웹에서 고양이 검색량을 10일 단위로 추적했다(회색 선). 그리고 시계열 분석 기법을 활용해서 주요한 변화 지점(break points)을 관찰했다. 그림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2010년 8월, 2011년 6월을 기점으로 검색량의 급격한 증가가 관찰되면서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구조(붉은색 계단 실선)를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소(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까지 1.5% 미만 수준에서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던 반려묘 보유(!) 현황은 2011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2012년 3.4%, 2015년 5.2%).
우연인지는 모르나, 인스타그램 서비스는 2010년에 시작되었고 이후 가파른 성장을 보였는데(11시 방향 박스 안 그림), 이에 맞춰 한국도 빠르게 이용자가 늘어났다. 인스타그램의 주 이용연령은 30대 이하이며(한국갤럽, 2020), 고양이를 키우는 연령대 또한 20~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통계청, 2019)는 점에서 양자의 상관성을 일부 유추할 수 있다. 종합하자면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 혹은 그것에 추동되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 슬픈 결과 가운데 하나인 유기묘 추이는 어떨까. 농림축산검역본부(2015) 자료를 보니 전년도까지 감소하던 유기묘의 수가 2011~2012년 사이에 갑자기 증가했다는 통계를 확인했다(9시 방향 박스 안 그림). 탐색적인 수준에서 SNS에서의 드러냄의 욕구, 고양이 입양, 그리고 유기의 연결 고리가 있을 수 있음을 살필 수 있는 지점이다.
예쁜 사진을 얻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장식물로 쓰기 위해서 고양이를 키워서는 안 될 것이다.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 칸트의 주장은-동물의 지위에 대한 그의 소극적인 견해와는 별개로-일상을 함께 하는 고양이나 강아지(그리고, 토끼도, 금붕어도, 햄스터도, 앵무새도, 기타 여러 친구들도)에게 확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칸트도 동물에 대한 학대는 인간에 대한 학대로 이어지는 사악한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칸트에 따르면 키우던 고양이를 버리는 자는 언제든 필요 없는 사람도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짧은 조사를 마치고 나니 다시 마옹이가 보고 싶다. 그리고 14년 나의 곁을 지켜주고 떠난 죠스(강아지,
)와 내가 아기였을 때 몇 년 동안 보모 역할을 해줬던 나비(고양이,
)도 하늘에서 즐거운 때를 보내고 있기를 빌어본다.
[참고자료]
농림축산검역본부(2015),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내부자료.(경기연구원 공식블로그에서 재인용)
통계청(2019), 반려(애완)동물 현황.(국가통계포털KOSIS, 2020년 12월 12일 접속)
한국농촌경제연구원(2017),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방안 연구.
한국갤럽(2020), 마켓70 제2B호: 미디어, 콘텐츠,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이용률.

좋은 글입니다. 고양이는 아주 귀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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