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참 메르스가 큰 공포로 우리 사회를 휘감았던 2015. 마침 그때 나는 병원에 소속된 한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뒤숭숭한 병원 분위기를 뒤로 하고 어느날 점심 시간을 할애해서 했던 시뮬레이션 작업 가운데 하나.
[질문]
-접촉에 의한 전염률과 감염에 의한 치명률은 전체 사망확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행동 전략을 도출할 수 있을까?
[가정]
-인구는 1000명, 이 가운데서 1명이 초기감염자.
-잠복기는 5일.
-매일 사람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접촉이 발생할 때 전염률 수준에 따라서 전염여부가 결정됨.
-감염된 사람은 치명률에 따라서 회복 혹은 사망.
[실험세팅]
-네 개 수준의 치명률을 가정(20%, 40%, 60%, 80%)하고 각 치명률별로 1부터 100까지 감염률을 조정하여 실험.
-감염자가 0이 될 때 실험은 중단되며 이 때 살아남은 사람 수를 통해 생존률을 계산 .
-각 상황별로 생존률의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같은 조건하에서 20회의 반복 실험을 실시(따라서 전체 실험회수는 4 * 100 * 20 = 8000회)
[결과]
-그림은 왼쪽부터 20%, 40%, 60%, 80%로 치명률을 조정했을 때의 실험결과임.
-각 그림의 X축은 1부터 100까지의 전염율의 변화를 나타내며, Y축은 각 실험 상황별로 생존률을 나타내고 있음.
-감염률은 전체 생존률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큰 효과가 있음(설사 치명률이 낮은 상황일지라도).
-감염률과 생존률간에는 구간별로 다른 패턴이 관찰되는데 감염률이 0~10%후반 까지는 사망률이 거의 0%이고, 20%~30%후반부터는 높은 다양성을 띄는 구간, 40%이후부터는 안정적 추세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구간으로 나눠짐. 이는 치명률과 상관없이 일관된 패턴임.
-따라서 감염률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억제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
-치명율은 평균적 수준에서 사망률을 높이지만(빨간 점선은 생존률의 평균을 나타내는데, 치명률이 높아질수록 조금씩 낮아짐), 그 효과가 예상보다 그리 크지 않음. 이는 치명률 자체가 높은 것은 종의 번식 차원에서 바이러스 자신(?)에게도 그다지 효과적인 전략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
[요약]
– 중요한 것은 감염률을 떨어뜨리는 노력임. 따라서 손 잘 씻고. 필요하면 마스크도 잘 하자. 또한 감염(의심)자에 대한 관계 당국의 효과적인 보호격리의 중요성.
– 물론 감염에 노출된 개인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겠으나, 치명률 자체에 너무 지나친 두려움을 느끼기 보다는 감염률을 낮추는데 더 큰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점(사람들은 감염률 수준보다 치명률에 더 크게 심리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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